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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장애(Hoarding Disorder), 게으름이 아니라 DSM-5가 인정한 독립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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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 게으름이 아니라 DSM-5가 인정한 독립 질환입니다
사진: 祝 鹤槐 / Pexels

물건을 못 버리는 것을 두고 흔히 "게으르다", "정리를 못 한다", "성격 탓"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습관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는 2013년 DSM-5에서 강박장애(OCD)와 분리되어 신설된 독립된 정신과 진단입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도 "오랫동안 OCD의 한 형태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별개의 질환으로 본다"고 설명합니다.

저장장애는 실제 가치와 상관없이 물건을 버리거나 떠나보내는 일이 지속적으로 어렵고, 그 결과 거실이나 주방 같은 생활 공간이 물건으로 막혀 본래 용도로 쓰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중요한 점은, 심한 저장 사례의 상당수가 OCD의 강박사고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미국정신의학회). 그래서 OCD와는 별개의 질환으로 다뤄집니다.

드문 병도 아닙니다. 메타분석에 따르면 작업연령 성인의 약 2.5%, 기관 추정으로는 2에서 4%가 해당합니다. 증상은 보통 10대에서 청년기에 시작되지만 오래 눈에 띄지 않다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늦기 전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못 버릴까요. 연구에 따르면 저장장애는 "버릴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 자체의 어려움, 그리고 물건에 대한 정서적 애착과 관련됩니다. 뇌영상 연구에서는 자기 물건을 버릴지 결정할 때 감정과 판단에 관여하는 뇌 영역의 활동이 일반인과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즉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의 의사결정과 정서 처리 방식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도움이 되는 방법도 있습니다. 1차 치료는 저장에 특화된 인지행동치료(CBT)로, 강제로 물건을 다 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면 큰일 난다"는 신념과 결정을 미루는 회피를 함께 다룹니다. OCD에 쓰는 약물이 저장장애에 그대로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으며(NICE), 약물은 동반된 불안이나 우울에 보조적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할 첫 일은 몰래 물건을 치우거나 다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강제로 비우면 일시적일 뿐 아니라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비난 없이 함께 전문가 상담을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전이 걱정될 때는 "물건"이 아니라 "안전"을 이야기하시길 권합니다. 출입구와 난방기구 주변 통로를 비우고 화재경보기를 두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상이 물건으로 막혀 힘드시다면, 혼자 견디지 마시고 전문가와 상담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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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