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새벽에 자꾸 깬다면 마음이 아니라 일교차 탓일 수 있습니다

초가을 새벽입니다. 발이 시려 이불을 끌어당겼다가 등이 더워 다시 걷어차기를 몇 번 반복하다 어느새 잠이 달아나 천장을 바라봅니다. 낮에는 특별한 일도 없이 예민하고 오후만 되면 기운이 축 처집니다. 계절이 바뀌는 이맘때 유독 잠과 기분이 함께 흔들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잠을 깨우는 건 걱정보다 온도일 때가 많습니다
사람은 잠들 무렵 몸속 깊은 곳의 체온을 조금 떨어뜨리며 깊은 잠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환절기에는 낮과 새벽의 기온 차가 10℃ 넘게 벌어지는 날이 잦습니다. 초저녁에 알맞던 침실이 새벽에는 서늘해지면서 체온조절이 어긋나고 그 순간 얕은 잠에서 자꾸 깨어납니다. 마음이 약해서 잠을 설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침실 온도 20~24℃라는 구간
2024년 국제 학술지 Innovation in Aging에 실린 연구는 고령자 50명의 수면을 18개월간 추적했습니다(Innovation in Aging, 2024). 밤사이 침실 온도가 20~24℃일 때 수면 효율이 가장 높았고 이 구간에서 5℃만 벗어나도 수면 효율이 5~10% 떨어졌습니다(Innovation in Aging, 2024). 표본은 고령자였지만 밤사이 온도가 크게 출렁이면 잠이 얕아진다는 방향은 연령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잠이 흔들리면 기분도 흔들립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은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약 24시간 주기로 체온과 호르몬, 수면을 조절하며 여기에 빛 노출이 핵심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환절기에는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출렁이면서 이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잠이 부실해지면 다음 날 감정을 다스리는 힘도 함께 떨어져 사소한 일에 예민해지고 오후 무기력으로 이어집니다.
오늘 밤부터 해볼 세 가지
먼저 잠들기 1시간 전에 침실 온도를 20~24℃에 맞추고 새벽 추위에 대비해 얇은 이불을 하나 더 준비하십시오. 다음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15~30분 정도 바깥 햇빛을 쬐어 흐트러진 생체시계를 다시 맞추십시오. 마지막으로 주말을 포함해 기상 시각을 매일 같은 시각에서 30분 이내로 지키십시오.
잠이 안 잡히면 어떤 도움을 받게 되나요
온도와 빛을 맞춰도 새벽에 깨는 일이 한 달 넘게 이어진다면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고려하게 됩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도 불면증의 치료 경로로 이 방법을 안내합니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잠이 오지 않는데도 누워 있는 시간을 실제로 잔 시간에 가깝게 줄여 잠의 밀도를 높입니다. 침대를 잠자는 용도로만 쓰도록 습관을 바꾸고 "오늘도 못 자면 큰일"이라는 생각을 함께 다루는 순서로 이어집니다.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는 과정은 처음 며칠 더 졸릴 수 있어 훈련받은 치료자와 함께 속도를 조절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국내에서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우울·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에게 1:1 대면 심리상담 8회 이용권을 제공합니다(보건복지부, 2024).
병원에 갈 기준
이런 조치를 2주 넘게 이어가도 새벽에 반복해서 깨는 불면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혼자 버티지 마십시오. 낮 동안 이유 없는 무기력과 가라앉는 기분이 2주 이상 이어질 때도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도움이 됩니다.
이불을 몇 번이나 끌어당기던 새벽을 다시 떠올려 보면 흔들린 것은 마음보다 침실의 온도였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온도부터 맞춰 보는 작은 조정이 계절을 건너는 잠을 지켜 줍니다. 마음이 많이 힘들 때는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나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Nighttime Ambient Temperature and Sleep in Older Adults (Innovation in Aging, 2024) · 수면과 수면장애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7월부터 우울·불안 등 겪는 국민에게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 제공 (보건복지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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