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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약 먹으면 못 끊는다는 말, 걱정되는 4가지를 근거로 확인했습니다

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정신과 약 먹으면 못 끊는다는 말, 걱정되는 4가지를 근거로 확인했습니다
사진: Mikhail Nilov / Pexels

진료실을 나서며 손에 작은 처방전 한 장을 받아 듭니다. 약국으로 가는 길에 휴대폰을 꺼내 약 이름을 검색해 봅니다. '끊을 수 없게 되면 어쩌지', '하루 종일 멍하면 회사는 어쩌지' 하는 생각에 첫 알약을 삼키기가 망설여집니다. 이럴 때 가장 흔한 네 가지 걱정을 근거로 하나씩 짚어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걱정 1. 한번 먹으면 못 끊을까

항우울제는 흔히 말하는 중독과 다릅니다. 갈망이 생기고 용량을 자꾸 늘리게 되는 중독과 오래 먹다 갑자기 멈췄을 때 생기는 중단 증상은 별개입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은 항우울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약 20%에서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주치의와 상의해 서서히 줄이라고 안내합니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정작 의존을 주의해야 하는 쪽은 항불안제나 수면제여서 이들은 단기간만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걱정 2. 하루 종일 멍하지 않을까

졸림과 어지럼은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입니다. 다만 대개 시간이 지나며 줄어듭니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은 복용을 시작한 2~3주 사이 오심·두통·불면 같은 증상이 있다가 차차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영국 NHS도 부작용 상당수가 몇 주 지나면 완화된다고 안내합니다(NHS). 며칠 불편하다고 스스로 끊기보다 지켜보는 편이 낫습니다.

걱정 3. 살이 많이 찌지 않을까

체중 증가와의 연관성은 있지만 폭은 완만합니다. 하버드 헬스가 정리한 연구에서 항우울제 복용군은 5% 이상 체중이 늘 위험이 21% 더 높았고 그 위험은 2~3년째 정점을 지나 7년 뒤에는 뚜렷한 근거가 없었습니다(하버드 헬스). 무한정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몰린 완만한 변화입니다. 약마다 차이가 크고 우울이 나아지며 식욕이 돌아오는 영향도 섞여 있습니다.

걱정 4. 운전이나 집중은 괜찮을까

복용하는 내내 운전을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NHS는 어지럽거나 졸리거나 시야가 흐릴 때 그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만 운전·자전거·기계 조작을 피하라고 안내합니다(NHS). 판단 기준은 '지금 졸리고 어지러운가'입니다. 몸이 약에 적응하면 대부분 평소 생활을 그대로 이어 갑니다.

오늘 해볼 것과 병원에 갈 기준

걱정을 덜기 위해 오늘 두 가지를 해보시길 권합니다. 첫째, 복용 첫 2주 동안 잠·식욕·어지럼을 하루 1줄씩 적어 다음 진료 때 가져가 보세요. 둘째, 효과는 보통 2~4주 뒤에 나타나므로 첫 며칠에 변화가 없어도 최소 2주는 스스로 판단해 끊지 마세요. 다만 부작용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출근·수면·식사 같은 일상 기능을 무너뜨릴 때, 또는 기분이 더 가라앉고 위험한 생각이 들 때는 임의로 조절하지 말고 담당의와 상의하시길 권합니다.

처방전을 앞에 두고 검색창을 열었던 처음의 걱정으로 돌아가 보면 네 가지 모두 '무조건'이 아니라 '조건과 시기'의 문제였습니다. 혼자 검색으로 결론 내리기 전에 궁금한 점을 메모해 진료 때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첫 알약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마음이 많이 힘들 때는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나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주요우울장애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1형 양극성장애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Antidepressants: overview (NHS) · Antidepressants: side effects (NHS) · Fluoxetine: common questions (NHS) · Antidepressants tied to weight gain (Harvard Health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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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