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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다툼이 격해질 때, 참기보다 잠깐 멈추는 3단계

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말다툼이 격해질 때, 참기보다 잠깐 멈추는 3단계
사진: Ketut Subiyanto / Pexels

별일 아닌 대화였는데 어느새 목소리가 높아지고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튀어나와 후회한 적 있으신가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소한 대화가 순식간에 다툼으로 번지곤 합니다. 그럴 때 두 사람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면 대처가 달라집니다.

감정이 끓으면 이성적 뇌가 잠시 꺼집니다

갈등 중에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와 압도되는 상태를 정서적 홍수라고 부릅니다. 이때는 감정이 이성을 눌러 상황을 차분히 풀어 갈 힘이 사라집니다(2023년 Frontiers in Psychology). 상대의 말이 모두 공격처럼 들리고 목소리는 점점 커집니다. 이 상태가 자주 반복되면 서로의 행동을 나쁜 쪽으로 해석하게 되어 사이가 조금씩 멀어집니다(2023년 Frontiers in Psychology). 인격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몸이 위협 앞에서 켜지는 자연스러운 경보입니다.

억지로 참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화를 속으로 꾹 누르기만 하는 것도 해법은 아닙니다. 감정을 겉으로만 눌러 참으면 참는 사람뿐 아니라 마주 앉은 상대의 몸속 긴장까지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2023년 Annual Review of Developmental Psychology). 표정은 굳고 대화는 얼어붙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참기가 아니라 잠깐 멈춤입니다.

격해질 때 해볼 3단계

첫째, 심장이 빠르게 뛰고 말이 거칠어지는 순간을 알아차리면 "잠깐 멈추자"고 말한 뒤 최소 10분, 필요하면 20분 정도 자리를 옮기십시오. 둘째, 그 시간에는 상대를 원망하는 생각 대신 숨을 배까지 천천히 들이쉬고 더 길게 내쉬기를 다섯 번 반복하십시오. 셋째, 몸이 가라앉으면 "아까 그 말에 서운했어"처럼 비난 대신 내 감정을 한 문장으로 전하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십시오. 평소 규칙적인 수면과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도 스트레스를 덜 쌓이게 해 감정이 덜 폭발하도록 돕습니다(국립정신건강센터).

이럴 땐 전문가의 도움을

갈등이 몇 달 이상 늘 같은 다툼으로 되풀이되고 대화만 하면 격해져 회복이 되지 않을 때는 부부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이 도움이 됩니다. 그 여파가 잠과 일상, 아이와의 관계까지 흔들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폭언이나 위협, 신체적 폭력이 오간다면 참지 말고 즉시 도움을 구하십시오.

별일 아닌 대화가 다툼으로 번지려던 그 순간, 오늘은 "잠깐 멈추자"는 한마디로 10분의 숨 고를 틈을 만들어 보세요. 마음이 많이 힘들 때는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나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Breaking the cycle of emotional flooding: the protective role of women's emotional intelligence in couple's conflict (Frontiers in Psychology, 2023) · Emotion Regulation in Couples Across Adulthood (Annual Review of Developmental Psychology, 2023) · 스트레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국립정신건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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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