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원장님의 마음 인사이트키다리 원장님의 마음 인사이트
← 목록으로

완벽해야 인정받는다는 압박, 불안을 키우는 회로와 자기자비라는 해독제

#완벽주의#자기자비#불안
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완벽해야 인정받는다는 압박, 불안을 키우는 회로와 자기자비라는 해독제
사진: Tim Mossholder / Pexels

월요일 오전, 보낸 메일을 다시 열어 오타가 없는지 세 번 확인한다. 회의에서 한마디를 보탤 때마다 "방금 그 말, 너무 가벼웠나" 곱씹는다. 완벽해야 인정받는다는 압박이 자기 점검의 칼날이 아니라 자기 점수 매기기로 흐를 때, 머릿속에서는 평가자가 한 명 더 늘어난다. 그 시선이 켜지는 순간이 바로 불안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사회부과형 완벽주의가 불안과 우울로 이어지는 이유

심리학에서는 완벽주의를 세 갈래로 본다.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우는 자기지향형, 남에게 같은 기준을 요구하는 타인지향형, 그리고 "남이 나에게 완벽을 요구한다"고 느끼는 사회부과형이다. 이 가운데 사회부과형은 우울·불안과 가장 강한 관련이 보고된다.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에서도 평가받을까 두려운 마음이 큰 사람일수록 사회불안이 높았고, 그 사이를 자기자비가 부분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비, 왜 보호 요인이 되나

자기자비는 실수했을 때 자신을 친구처럼 대하는 태도다. 무작위 대조 연구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자기자비 훈련은 불안·우울·스트레스를 중간 정도 수준으로 낮추는 것으로 보고된다. 완벽주의 자체를 표적으로 한 짧은 자기자비 개입에서도 완벽주의 점수와 불안·우울이 함께 줄어드는 결과가 관찰됐다. 핵심은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기준에 못 미친 자신을 다루는 방식을 바꾸는 데 있다.

오늘부터 시도해볼 세 가지

첫째, 자기비난의 말을 친구에게 하듯 다시 써본다. "이것밖에 못해?"를 "이번엔 여기까지 했네"로 옮긴다. 둘째, 실수했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지금 힘들지", "누구나 이런다", "잘 지나가게 해줄게" 세 문장을 천천히 말한다. 셋째, 하루 끝에 잘한 일을 한 줄 적는다. 작은 의식이 평가자의 목소리를 누그러뜨린다.

다만 일상생활, 수면, 관계가 흔들릴 정도로 불안이 길어진다면 혼자 버티지 마시길 권한다. 전문가와의 상담은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 회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출처:

전화하기
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