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뛰고 숨이 막힐 때 — 더위 탓일까, 공황발작일까

한여름 저녁, 지하철 계단을 오르다 심장이 방망이질하듯 뛰고 숨이 턱 막힙니다. 눈앞이 하얘지면서 "이러다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벤치에 앉아 몇 분을 버티니 서서히 잦아듭니다. 더위를 먹은 것일까요, 아니면 공황발작일까요.
더위가 보내는 신호
더운 곳에서 심장이 빨라지고 땀이 쏟아지며 어지러운 것은, 몸이 스스로를 식히려는 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입니다. 열탈진에서는 많은 땀, 어지럼, 두통, 메스꺼움과 함께 차고 축축한 피부, 빠르고 약한 맥박이 나타납니다. 결정적인 것은 맥락입니다. 더운 환경에 오래 있었거나 수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증상이 서서히 나빠지고, 시원한 곳에서 쉬며 수분을 보충하면 대체로 나아집니다.
공황발작은 결이 다릅니다
공황발작은 극심한 공포와 불편감이 갑작스럽게 치솟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개 몇 분 안에 최고조에 이르고, 보통 5~20분이면 가라앉습니다. 심계항진, 숨가쁨, 흉통 같은 신체증상과 함께 죽을 것 같은 공포, 비현실감이 두드러집니다. 단서는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에어컨이 켜진 방, 잠자리처럼 더위와 무관한 순간에도 예고 없이 시작됩니다.
다만 폭염이 공황발작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습니다. 더위로 인한 두근거림이 불안의 방아쇠가 될 가능성은 있고 둘이 겹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신호라면 즉시 119입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헛소리·경련이 나타나고, 체온이 크게 오르면서 땀이 멈추고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진다면 공황이 아니라 열사병을 의심해야 할 응급 상황입니다. 지체 없이 119에 연락하고 그늘로 옮겨 몸을 식히십시오. 흉통이 20분 이상 이어지는 경우도 응급 확인이 필요합니다.
처음 겪는 증상이라면 순서가 있습니다
응급실 흉통 환자의 18~25%가 공황장애를 갖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두 문제는 겹칩니다. 처음 겪는 발작이라면 심장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열질환 같은 신체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발작이 되풀이되고 "또 올까 봐" 걱정하며 상황을 피한다면, 진료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표준 치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작이 시작되면 천천히 깊게 숨을 쉬고 "이 파도는 지나간다"고 스스로에게 일러주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우실 때는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 1577-0199나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24시간)가 있습니다.
참고 출처
- 공황장애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Panic Disorder: When Fear Overwhelms —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NIMH)
- Panic Disorder — StatPearls, NCBI Bookshelf
- Panic disorder — 영국 NHS
- Heat Illness — StatPearls, NCBI Bookshelf
- Heat and health — 세계보건기구(WHO)
- Heat-related Illnesses — CDC/NIOSH
- Panic Disorder and Chest Pain: Mechanisms, Morbidity, and Management — Prim Care Companion J Clin Psychiatry (2002)
채널에서 만나기
블로그 글을 1분 쇼츠와 카드뉴스로도 전해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