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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면 왜 더 불안해질까요

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커피를 마시면 왜 더 불안해질까요
사진: Buse Korkmaz Güngören / Pexels

오후 세 시, 쏟아지는 나른함을 밀어내려 커피를 한 잔 더 삼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끝이 떨립니다. 피곤해서 마신 커피인데 마음은 왜 더 불안해질까요.

카페인은 불안을 흉내 냅니다

카페인은 뇌에서 졸음을 부르는 물질인 아데노신을 막아 각성을 끌어올립니다. 이때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떨리며 안절부절못하는 몸의 반응이 함께 나타납니다. 문제는 이 반응이 불안할 때 몸이 보내는 신호와 거의 똑같다는 점입니다. 카페인이 만든 두근거림을 뇌가 '불안'으로 해석하면 실제로 더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얼마가 많은 걸까요

건강한 성인 대부분은 하루 400mg 안팎, 커피로는 두세 잔까지 대체로 무리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같은 한 잔에도 유난히 예민한 사람이 있고 특정 약이나 건강 상태는 카페인에 더 민감하게 만듭니다. 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400mg을 넘는 카페인이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의 절반가량에서 공황발작을 유발하고 불안을 높였습니다. 단 이는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입니다. 카페인이 불안장애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미 예민하거나 공황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 증상을 촉발하고 키울 수 있다는 의미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밤잠까지 흔들립니다

카페인은 생각보다 오래 몸에 남습니다. 한 실험에서 400mg의 카페인은 잠들기 여섯 시간 전에 마셔도 그날 밤 총 수면 시간을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다음 날 더 예민하고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커피로 버틴 하루가 다음 날의 불안으로 되돌아오는 셈입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것

  • 하루 카페인 총량을 세어 봅니다. 커피뿐 아니라 차·에너지드링크·믹스커피·초콜릿까지 합산합니다.
  • 오후 늦게와 저녁의 카페인을 줄입니다. 잠들기 여섯 시간 전부터가 기준입니다.
  • 줄일 때는 한 번에 끊지 말고 며칠에 걸쳐 서서히 줄입니다. 갑작스러운 중단은 두통과 피로를 부릅니다.

카페인을 줄였는데도 두근거림과 불안이 이어지거나 일상이 버거울 만큼 지속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커피 한 잔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다른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불안이 갑작스러운 공황으로 커지거나 힘든 마음이 오래간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가 24시간 곁에 있습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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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