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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면 속이 불편해지는 이유 — 스트레스와 뇌-장 축

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긴장하면 속이 불편해지는 이유 — 스트레스와 뇌-장 축
사진: Charlotte May / Pexels

긴장되는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속이 부글거리거나, 스트레스가 몰리는 날이면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검사를 해도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그저 예민한 탓이려니 넘기기 쉽지만, 이는 기분 탓이 아니라 뇌와 장이 실제로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뇌와 장은 한 통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뇌와 장은 신경과 호르몬으로 촘촘히 연결되어 양방향으로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그래서 장이 불편하면 그 신호가 뇌로 올라가고, 반대로 뇌가 긴장하면 그 신호가 장으로 내려가 위장의 움직임과 수축을 실제로 바꿔 놓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은 대장을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하고 내장의 감각을 예민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처럼 검사로 뚜렷한 병변이 나오지 않는 증상들은 이런 뇌-장 소통이 흐트러진 '뇌-장 상호작용 장애'로 이해됩니다. 마음의 착각이 아니라 다른 소화기 질환과 똑같이 실재하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이런 증상을 겪는 분들에게는 불안이나 우울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해서, 한 대규모 분석에서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불안이나 우울을 겪을 가능성이 약 세 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장을 편안하게 하려면 마음부터 돌봅니다

그래서 소화기 증상만 다스리려 하기보다 마음의 긴장을 함께 낮추는 접근이 도움이 됩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천천히 먹는 습관을 지키고, 복식호흡이나 이완 훈련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 주시길 권합니다. 실제로 인지행동치료 같은 심리 기반 접근이 일반적인 치료만 하는 것보다 소화기 증상 개선 폭이 컸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카페인과 술,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증상이 심해지는 상황을 기록해 두면 자신만의 방아쇠를 찾는 데 보탬이 됩니다.

다만 모든 소화기 증상을 스트레스 탓으로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혈변이 보이거나, 밤에 잠을 깨울 만큼 증상이 심하거나, 빈혈이 의심되고 배에서 덩이가 만져진다면, 또 쉰 살 이후에 배변 습관이 갑자기 달라졌다면 스트레스로 자가 판단하지 마시고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소화기 증상이 오래가면서 우울하거나 불안한 기분, 수면 문제가 함께 2주 넘게 이어진다면 몸과 마음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혹시 극심한 무력감에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즉시 도움을 요청하세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가 24시간 곁에 있습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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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