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걱정이 멈추지 않을 때 — 범불안장애(GAD)를 알아보는 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자려고 누우면 내일 회의, 아이 성적, 부모님 건강, 통장 잔고가 차례로 떠오르며 머릿속이 좀처럼 꺼지지 않으십니까. 분명 큰일이 난 것도 아닌데 가슴이 답답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왜 나는 이렇게까지 걱정할까" 싶어 자신을 탓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밤이 자주 찾아온다면, 한번 들여다볼 이야기가 있습니다.
걱정과 범불안장애는 무엇이 다를까요
걱정 자체는 누구에게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걱정이 스스로 조절되지 않고, 실제 상황보다 과하며, 대부분의 날에 6개월 이상 이어지고, 잠·집중·일·관계 같은 일상에 지장을 줄 때입니다. 이런 상태를 범불안장애(GAD)라고 합니다. 이때는 안절부절못함, 쉽게 지침, 집중 곤란, 과민함과 짜증, 근육 긴장, 수면 문제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곤 합니다.
불안장애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WHO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약 3억 5,900만 명이 불안장애를 겪었고, 모든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흔합니다. 그러니 "의지가 약해서", "성격 탓"이라는 자책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GAD는 흔하고 치료가 가능한 의학적 상태입니다.
내 상태가 궁금하다면 — GAD-7
마음 상태를 가늠하는 데 널리 쓰이는 자가점검 도구로 GAD-7이 있습니다. 지난 2주간의 불안 관련 7가지 문항에 0점에서 3점으로 답해 합산하며, 총점은 0점에서 21점입니다. 보통 5점 이상은 경도, 10점 이상은 중등도, 15점 이상은 중증으로 봅니다. 다만 GAD-7은 진단이 아니라 선별 도구입니다. 점수가 높다고 곧 병이라는 뜻은 아니며, 10점 이상이라면 전문가의 평가를 한번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해볼 수 있는 작은 것들
- 걱정이 떠오르면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인가"를 한 번 구분해 보세요. 지금 할 수 없는 일은 잠시 내려두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 숨을 4초 들이쉬고 6초 길게 내쉬는 호흡을 몇 분간 반복하면 곤두선 몸이 가라앉습니다.
- 카페인을 줄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도 불안 완화에 보탬이 됩니다.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은 때
걱정이 6개월 넘게 조절되지 않거나, 잠·집중·일·관계가 무너지거나, 두근거림·근육 긴장 같은 신체 증상이 검사로 설명되지 않을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권합니다. 치료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CBT)가 표준으로 알려져 있고, 필요할 경우 항우울제 등 약물도 치료 선택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물의 시작과 조절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시면 됩니다.
혹시 "사라지고 싶다",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혼자 견디지 마세요.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는 24시간 곁에 있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일은 약함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가장 용기 있는 한 걸음입니다.
참고 출처
-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When Worry Gets Out of Control (NIMH)
- Generalised anxiety disorder and panic disorder in adults: management (NICE Clinical Guideline CG113)
- Spitzer RL, Kroenke K, Williams JBW, Löwe B. A Brief Measure for Assessing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The GAD-7.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 2006;166(10):1092-1097.
- Anxiety disorders (WHO Fact sheet)
-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범불안장애(질환별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