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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스트레스 지수', 마음 상태를 정말 재는 걸까

#스트레스#웨어러블#스마트워치#심박변이도#정신건강
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스마트워치 '스트레스 지수', 마음 상태를 정말 재는 걸까
사진: cottonbro studio / Pexels

아침에 손목을 보니 스마트워치가 "스트레스 높음"이라고 알려줍니다. 별일 없었던 것 같은데 괜히 마음이 철렁합니다. 반대로 정말 힘든 날인데 점수는 낮게 떠서 갸웃했던 적도 있을 겁니다. 이 숫자, 내 마음 상태를 정말 재고 있는 걸까요.

'스트레스 점수'는 무엇을 재는 걸까

대부분의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링은 손목이나 손가락에서 빛으로 혈류의 박동을 읽습니다. 이를 광혈류측정(PPG)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심장 박동 사이 간격의 미세한 변화, 곧 심박변이도(HRV)를 추정합니다.

HRV는 긴장과 이완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균형을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교감신경 활동이 줄고 HRV가 낮아지는 경향이 비교적 일관되게 관찰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점수는 이 HRV에 심박과 움직임 정보를 더해 알고리즘으로 가공한 추정치입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의 양'을 직접 잰 값도, 병원에서 내리는 의료 진단도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자율신경 상태를 멀리서 가늠해 본 참고치에 가깝습니다.

왜 점수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울까

먼저 정확도가 측정 조건에 크게 좌우됩니다. 검증 연구들을 보면 잠자는 동안 가만히 있을 때는 HRV가 비교적 정확하게 잡히지만, 움직임이 커질수록 오차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운동 중에는 오차가 몇 배로 커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HRV는 스트레스가 아니어도 쉽게 흔들립니다. 전날 밤의 음주, 늦은 카페인, 부족한 수면, 측정 자세, 시간대만으로도 수치가 변합니다. 어젯밤 한 잔이 다음 날 '스트레스 높음'으로 비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HRV와 스트레스의 연관은 어디까지나 여러 사람을 모은 집단 통계입니다. 그 통계가 곧 오늘 당신의 마음을 정확히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HRV의 절대값은 나이·체력·타고난 자율신경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가 큽니다. 그래서 남의 점수와 비교하는 일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오늘 하루의 단일 숫자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평소 내 기준선과 견주어 며칠에 걸친 추세로 보시길 권합니다. 여러 날 평소보다 낮게 이어진다면 수면·휴식·생활 리듬을 점검해 보라는 신호로 삼으면 충분합니다.

높은 스트레스가 오래 이어지거나 잠·식욕·집중력이 무너지고 일상이 버겁다면, 그때 필요한 것은 기기의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평가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상담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용기입니다. 숫자에 휘둘리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살피는 작은 계기로 삼아 보세요.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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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