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우울은 입맛으로 먼저 옵니다 — 단 것이 당길 때 살펴볼 3가지

선선해진 저녁, 유독 빵이나 초콜릿에 손이 갑니다. 여름내 잠잠하던 식욕이 가을 들어 부쩍 늘고 몸도 자꾸 처집니다. 스스로 무너졌다고 자책하기 쉽지만 계절이 바뀌며 나타나는 흔한 변화일 수 있습니다.
가을에 입맛이 도는 건 몸의 신호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 식욕과 기분이 함께 출렁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겨울로 향할수록 일부 사람은 잠이 늘고 단 것·탄수화물이 당기며 체중이 느는 변화를 겪습니다(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 NIMH). 이는 불면·식욕 저하로 나타나는 흔한 우울과는 반대 방향의 '비전형' 양상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 낮아지고 졸음을 부르는 멜라토닌이 늘어나는 것으로 설명됩니다(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 NIMH). 탄수화물이 당기는 것은 세로토닌 기능을 끌어올리려는 몸의 자가 보정으로 보는 가설이 있습니다. 아직 확정된 기전은 아닙니다.
계절 반응과 도움이 필요한 우울 사이
단 것이 조금 당기고 나른한 정도는 흔한 계절 반응입니다. 다만 이런 상태가 2주 이상 거의 매일 이어지고 잠·식욕·활동·관계에 지장을 준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보건복지부·국립정신건강센터). 특히 가을·겨울마다 같은 시기에 반복된다면 계절성 양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 NIMH). 국내에서도 최근 1년간 2주 이상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우울감을 느낀 성인이 11.3%로 보고됐습니다(2021년 국민건강통계, 질병관리청). 계절 탓 입맛 변화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치료실에서 실제로 하는 일
가을·겨울 기분 저하에는 근거 있는 대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광치료입니다. 아침에 약 10,000럭스의 밝은 라이트박스에 하루 약 30분 규칙적으로 노출해 짧아진 자연광을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광치료는 사용자의 50~80%에서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으로 보고됩니다(Harvard Health Publishing). 다만 조도·시간·부작용은 개인차가 있어 전문가와 상의해 조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 하나는 계절성 우울용 인지행동치료(CBT-SAD)입니다. 주 2회·6주 동안 '겨울이면 다 소용없다' 같은 생각을 붙잡아 검증하고 위축되는 시기에 즐거운 활동을 미리 계획해 활동량을 늘립니다. 급성기에는 광치료와 대등하고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보고됩니다(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 NIMH). 국내에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의 심리상담 바우처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 해 볼 것
- 아침에 커튼을 열고 10분 이상 밝은 빛을 쬐어 보세요. 가능하면 오전에 20분 걷는 것도 좋습니다.
- 단 것이 당길 때 무작정 참기보다 통곡물·과일처럼 천천히 오르는 탄수화물로 하루 한 끼부터 바꿔 보세요.
- 잠자리에 드는 시각을 매일 같게 맞춰 수면 리듬을 지켜 보세요.
이럴 땐 진료를 받아 보세요
우울감이나 흥미 저하가 2주 이상 거의 매일 이어지고 수면·식욕·일상 기능에 지장이 크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계절과 무관하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반복된다면 기간과 상관없이 지금 도움을 구하셔야 합니다.
올가을 저녁 초콜릿에 손이 갈 때 자신을 탓하기보다 아침 햇빛 한 줌을 먼저 챙겨 보시면 어떨까요. 도움이 필요할 때 정신건강위기상담 1577-0199, 자살예방상담 109는 24시간 열려 있습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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