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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미루고 잃어버리는 어른들 — 성인 ADHD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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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원
자꾸 미루고 잃어버리는 어른들 — 성인 ADHD는 게으름이 아닙니다
사진: www.kaboompics.com / Pexels

해야 할 일을 미루다 마감 직전에야 몰아치듯 해치우고, 지갑과 휴대폰을 자꾸 잃어버리고, 대화 중에 생각이 다른 곳으로 튀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 자책해 오셨다면, 한 번쯤 다른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인 ADHD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20개국 성인 2만 6천여 명을 모은 분석에서 성인 100명 중 2~3명 안팎이 ADHD 기준을 충족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기준 성인 ADHD 진료 인원이 2020년 약 2만 5천 명에서 2024년 12만 명을 넘어 약 5배로 늘었습니다.

다만 진료 증가가 곧 병의 급증은 아닙니다. 인식이 높아지면서 가려져 있던 분들이 뒤늦게 확인되는 흐름에 가깝습니다.

어른의 ADHD는 아이와 다르게 보입니다

성인에서는 뛰어다니는 과잉행동보다 집중 곤란·충동성·시간 관리의 어려움이 중심이 됩니다. 아동기 ADHD의 약 60%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이어집니다.

특히 성인 ADHD의 70~80%는 우울이나 불안을 함께 겪습니다. 그래서 우울만 다뤘는데도 미루기와 건망증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 밑에 ADHD가 가려져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 자가진단,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요즘 SNS에는 "이러면 ADHD"라는 짧은 영상과 체크리스트가 많습니다. 하지만 ADHD는 혈액검사 같은 생물학적 표지자가 없어, 체크리스트 몇 개에 해당한다고 진단되는 병이 아닙니다. WHO가 만든 성인 ADHD 자가보고 척도(ASRS)조차 선별 도구일 뿐입니다.

진단에는 증상이 아동기부터 시작됐는지, 여러 영역에서 실제 기능 손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문의의 임상 평가가 필요합니다.

진료를 고려할 만한 시점

단순 건망증과의 경계는 "반복되는 기능 손상"입니다. 오래전부터 비슷한 패턴으로 업무·학업·관계에서 손해가 쌓이고 있다면 평가를 받아볼 만합니다. 치료하지 않은 성인 ADHD는 사고 손상·물질 사용 문제 위험과 연관되지만, 약물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합한 치료가 이런 위험을 줄인다는 국제 컨센서스 근거가 있습니다. 약물은 반드시 전문의의 평가와 처방 아래에서만 다룹니다.

일상에서는 할 일을 잘게 쪼개고 기억을 알림·목록 같은 외부 장치에 맡겨 보세요. 무엇보다 오래된 미루기와 산만함은 의지 부족의 증거가 아닙니다. 자책 대신 정확한 평가가 필요한 신호일 수 있으니, 어려움이 계속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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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 정신건강 정보이며 진단·치료가 아닙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하세요.